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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월 7일 오름이 보이는 제주도 금악리















걸으며 보이는 풍경들. 길을 물어물어 다녀서 다른 곳 사진이 섞여 있을 듯..



작성중




2014년 1월 6일 제주도로 향하는 김포국제공항에서


제주국제공항 근처로 추정



2013년을 보름 정도 앞두고 있던 날. 항상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찰나의 순간. 옆에 함께 있었던 대학 1년 선배에 의하여 극적으로 제주도행 확정.

 

둘 다 '어디로 갈까~'하는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갈 곳의 폭은 이미 정해져 있으니(모아둔 돈이 없으므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이젠 여행지를 국내에서 정하면 되었는데, 중학생 때 수학여행으로 한 번 갔었던 제주도가 문득 생각이 났다. 남쪽이니 비교적 북쪽에 있는 서울에 비해 따뜻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제주도의 이국적인 풍경이 생각이 나기도 했고. 선배에게 물으니 선배도 좋다고 하셨고, 가져온 노트북으로 바로 그 자리에서 제주도행 왕복 탑승권을 끊어 버렸다. '4일 정도 있으면 되려나'라는 생각은 돈이 너무도 궁했던 우리가 '최저가 시간대'를 찾으면서 자연스레 6박 7일로 늘어났다. 함께 여행하는 조건은 '게스트하우스는 2인실로 함께 쓰되, 여행은 따로 다녀보자.' 부모님의 감시가 심한 여자 둘은 서로의 전화번호를 부모님께 알려준 채로, 각자 여행을 떠날 채비를 했다. 그리고 6일 저녁 비행기를 탔다. 그렇게 10년 만에 제주도 땅을 밟았다.


너는 없었지만 너의 가족 사진을 보며

우리는 서로를 그리워함으로 만나지 못함으로 인해 완벽해 그렇게 넌 평생 기억 속의 사람으로 남게 될 거야 보지 못하게 된 시간 동안 너는 수백 가지의 형상으로 변했고 모든 것들을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을 했지 만나지 못해 기억하지 못해 아름다운 우리 서로 닿지 않는 안부 인사를 새벽에 또 전하며 평생 만나지 말기로 하자 사실 이 말은 마음으로는 그리워하여도 방법이 없으므로 어떤 잔인한 말을 던져도 닿지 않으므로 던져진 무수한 잔인한 말들은 나에게로만 돌아오는 것이다 잔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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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26일 토요일, 어쩌다 서울 플리마켓 투어_ 이태원 계단장, 통의동 보안여관 세모아

정말 어쩌다였다. 

아는 분이 이태원 계단장에서 잼과 도일리를 비롯한 물건들을 판매를 한다길래, 오랜만에 얼굴도 뵐 겸 가야지~하고 생각하던 찰나.

페이스북에서 관심깊게 바라보던 <아마추어서울>이라는 페이지에서 마켓참여를 한다며 포스터를 올린 것이 아닌가.

포스터를 유심히 쳐다보니 장소가 통의동 보안여관이란다. 


백년 가까이 되는 건물인 덕에 노후하다는 이유로 가끔씩만 오픈한다는 그곳.

예술가들이 머무르며 이야기꽃을 피웠다던 그곳.

그래서 매일 바라보기만하던 그곳.


그래 이렇게 된 거 오랜만에 서울이나 돌아보자.




2013년 10월 26일 토요일.

햇빛이 참 좋던 날. 모델은 엄마.

엄마는 사당에서, 그리고 난 삼각지에서 내려 이태원으로 환승.



1. 이태원 계단장


이태원역 3번 출구에 내려서 쭉~ 직진하다보면 유세윤과 뮤지가 '프리덤'을 외치며 마지막을 장식하던 이태원 소방서가 있다.

그 골목으로 들어가서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가, 왼쪽 골목을 힐긋 바라보면 하얗고 매우 이슬람스러운 건물이 있다. 

그 건물이 이슬람 사원. 그 주위에서 계단장을 연다.

골목과 골목 그리고 언덕과 언덕이 교차되는 곳. 

이태원역 삼거리의 활발한 분위기와 다르게 이곳의 분위기는 정말 조용한 동네스럽다. (낮에는..^^;)


이태원에는 여러 뜻이 있다는데 그 중 하나는 흔히 ~원으로 불리는 곳의 공통점인 역원의 뜻으로,

다른 하나는 배나무가 많다는 뜻으로,

그리고 또 다른 뜻은 다른 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란다.

어디선가 듣기로는 조선시대에 전쟁이 일어나 왜군이 서울로 쳐들어왔는데, 이 이태원 근처에 여승들이 살던 절이 있었단다.

그 여승들이 살던 절로 왜군들이 쳐들어왔고, 어쩔 수 없이 왜군의 아이를 밴 여승들이 이곳에서 기거를 하게 되면서 이태원이라 불렀다나.


이렇든 저렇든 그 뜻이 맞든 틀리든 정말로 이곳에는 미군부대를 포함한 수많은 외국인들이 살게 되었고

서울의 랜드마크라 불리는 남산타워의 아래에는 서울스럽지 않은 이슬람 사원이 있다.

실제 보면 새하얀게 매우 신비한 느낌을 풍긴다.


흔히 이태원역에서 내리면 보이는 해밀턴 호텔 주위의 반짝거리는 삼거리 큰 길보다는

난 이쪽 골목의 우사단 마을, 녹사평 근처의 경리단 골목과 그 건너편 해방촌이 더 사랑스럽다.





좁은 골목이지만 질서있게 우측통행이 지켜지는게 참 재밌다.

여튼 아는 분을 오랜만에 뵙고 인사를 한 후 시칠리안 잼을 한 병을 사서 가방에 집어 넣었다.

당 중독자인 나에게는 너무나도 달달하니 맛있다. 사진을 안 찍었네.


후다닥 관람을 한 후 통의동으로 이동.



2. 통의동 세모아(세상의 모든 아마추어)


광화문을 정면으로 보고 섰을 때의 좌측, 그러니까 서쪽 동네. 

경복궁역에서 내려서 올라가면 보이는 마을을 서촌이라고 부른단다. 통의동과 옥인동, 효자동 등이 이곳에 포함된다.

인왕산과 북악산이 이어지는 곳에 있어 이곳 역시 올라갈수록 경사가 심해진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서울의 성곽과 함께 서울 도심이 한 눈에 보이는 멋진 장관이 펼쳐지는 곳.


평소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서 그냥 '북촌에 비해 옛 건물이 많아서 좋구나'하고 매일 돌아다녔는데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이 근방을 서촌이라고 부른다더라.

참 좋아하는 동네. 

북촌에 비해 조용하기도 하고, 사람과 사람이 사는 건물이 정말 정겹게 자리잡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튼 위에서도 썼지만,

판매하는 물품이 좋다기보다는 그 장소의 특성이 너무도 좋아서 가고 싶었다.

건물이 노후화되어서 가끔씩만 오픈하기때문에, 오픈할때 가주어야 했으니까.

애석하게도 서촌을 몇 년을 왔다갔다했지만, 내가 가는 날과 어긋나는 날에만 보안여관은 문을 열었다.

그래서 오늘만은 정말로! 안에 들어가겠다! 하고 찾아갔는데, 생각외로 나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아마추어서울>의 부스는 일층에.

나근나근한 목소리를 가진 분이 어느 분께 <아마추어서울>에 대하여 조곤조곤 설명하고 계시길래

다가갈 용기는 못내고, 훔쳐들었다. ^^;

잘 들었어요.





겉에서 볼 때는 꽤 넓어보이지만 안이 정말 협소하다.

작은 건물, 많은 사람, 그런 곳에 판매 물품이 놓여있는 데다가 내가 가진 렌즈의 최대 광각은 28mm.

구도고 뭐고 우선 무작정 찍는다. 언제 또 가겠어~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의 얼굴이 찍히기때문에. 우선 찍고. 

얼굴에 블러효과후 다른 얼굴을 그려넣어 주었다.










겉에서 보기에는 빨간 벽돌에 네모 반듯한 건물이라 옆에 있는 새 건물들과 어느 정도 조화가 이루어져서 정말 멀쩡해보이나 싶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역시 세월의 흐름은 감출 수가 없다.


낡아서 무너져내리는 서까래와 벙~하니 뚫려버린 천장.

그물 사이로 물이 흘러져 내리듯 쏟아지는 햇빛이 시간의 흐름을 하나하나 비추어 주는 듯.

쌓이고 쌓인 세월에 2013년의 햇빛이 스며들어 100년 가까운 건물에 주름을 새긴다.









그 햇빛이 정말 예쁘다.







덧대고 덧대어진 벽지들이 벗겨진 벽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가져다 준다.

무슨 기분이지 싶어 지나가다가 멍하니 벽만 쳐다보고 있었더니 옆에 서있던 외국인이 방긋 웃어주셨는데.

무슨 의미이려나. ㅋㅋ










뒤로 나가면 탁 트인 공터가 나타나는데 건물을 헐은 것 같이 생겼다.

막걸리와 파전이 어울릴 것 같은 곳에서 2013년의 사람들은 베이컨을 굽고 푸딩을 먹는다.

오묘한 냄새.







오랜만에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나간 즐거운 외출.

최근에 박노수미술관이 문을 열었다는데 (드디어 공사가 끝났구나!) 다음에 서촌을 방문할 때 들려야 할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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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담을 쌓았어. 조그마한 손에 빨간 벽돌을 쥔 채. 하나하나, 그리고 차곡차곡. 한층 한층 덧대어 올라가기 시작하면 옆에서 ‘잘 쌓고 있다’며 칭찬해주는 당신이 있었어. 조그마한 아이는 칭찬에 신이 나서 더욱더 열심히 담을 쌓았지. 무릎만큼 오던 담이 어느새 가슴팍까지 차오르고 머리를 넘을 때쯤. ‘이 정도면 잘 쌓았죠?’라고 해맑게 웃으면서 뒤를 돌아보았는데, 아뿔싸. 당신이 사라진 거야. 담을 쌓느라 정신이 없어서 당신을 미처 보지 못한 걸까. 


이제 ‘잘했다’며 칭찬해줄 당신이 없어. 처음에는 너무 두려워서 그만 쌓을까 생각도 했어. 그래도 한 번 쌓은 거, 끝까지 쌓아보자 하고 도전해보기로 했어. 다시 하나하나. 내 키가 큰 만큼 높이도 높아지고, 이젠 내가 두 팔을 활짝 벌려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길어졌지. 봐주는 당신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잘못 쌓아서 무너진 벽돌에 깔려보기도 했고, 남들이 뭐 이렇게 쌓았냐며 발로 차서 우르르 무너져내리기도 했어. 내가 어디서부터 잘못했는지 생각해보기도 했고, 막막한 생각에 너무 슬퍼서 펑펑 울어보기도 했어. 그래도 꿋꿋하게 쌓다 보니까 한 명 한 명 내 옆으로 다가와서 내가 쌓은 담을 바라봐주더라고. 잘 쌓았다며 칭찬을 한 사람도 있었고, 여기에 그림을 그리면 예쁘겠다며 나와 함께 담의 계획을 도란도란 이야기할 사람을 만나보기도 했어. 


여튼, 그렇게 꽤 두터운 담을 쌓았는데, 뒤쪽 담벼락에서 어떤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아니 이게 누구야. 나에게 늘 칭찬해주던 당신이 아니겠어. 너무 반가운 마음에 보고 싶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내가 그동안 얼마나 잘 쌓아왔는지 보여주며 자랑도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다짜고짜 나한테 소리를 지르는 거야. 이렇게 길게만 쌓아서 어떡할 거냐고. 다 부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래. 어떡하지. 나 그래도 그동안 잘해온 줄 알았는데. 당신이 없어도 잘해온 줄 알았는데. 다 부숴버리라니. 내가 그동안 쌓아온 건데 어쩜 그렇게 무심하게 말할 수가 있는 건지. 처음엔 너무 당황스러워서 나도 덩달아 화를 냈어. 갑자기 사라진 주제에. 당신이 뭘 알아. 말을 하다 보니까 화가 더 쌓이는 거야. 서로 입에 담기 힘든 말까지 섞으며 싸웠어. 


정말 긴 시간 동안 싸웠던 것 같아. 근데 계속 화를 내면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 한가지 제안을 했어. '내가 담의 일부분을 부술게요. 우선 여기로 넘어와 주시겠어요? 이곳의 담을 본 후에 우리 다시 이야기해보기로 해요.' 처음엔 다 부숴버리라던 당신이 잠잠해졌어. 이내 당신은 수긍했고, 난 힘들게 쌓았던 담의 일부분을 망치로 부쉈지. 우르르르르. 정말 힘들게 쌓았던 건데, 부술 때는 순식간에 먼지가 되어 흩날리는 게 참 슬픈 거 있지. 먼지를 가르며 당신이 내 쪽으로 넘어왔어. ‘나 이만큼이나 쌓았어요. 여기 서 있으면 끝이 보일락 말락 할 정도로 길어요. 여기는 이 색으로, 저기는 저 색으로 칠했어요. 여기는 누가 도와줬고, 여기 앞에는 꽃도 심어봤어요. 그래도 예쁘게 잘 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다 부수라고 하면 내 마음이 얼마나 슬프겠어요.’ 말하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졌어. 왜 내 마음을 이해 못 할까 하면서. 근데 씩씩대고 내 편으로 넘어온 당신도 펑펑 우는 거야. 미안하대. 그러면서 자신의 쪽의 담벼락을 보여주는 거야. 나도 반대편으로 넘어가 보았어. 허허벌판에 오래된 돌무더기가 흩날리는 곳. 내 쪽은 참 알록달록 예쁘기도 한데. 싸늘한 바람에 가슴이 아파 나도 함께 울었어. 


우리 정말 오랜만에 만나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저 황량한 쪽을 나도 함께 채워줄 수 있을까요?


아아,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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