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g/매우 주관적인 글쓰기 : 33건

  1. Loading…
    2013.06.17
  2. Loading…
    2013.01.03
  3. Loading…
    2013.01.02
  4. Loading…
    2012.12.31
  5. Loading…
    2012.12.26
subject

엄마, 사라지지마

오랜만에 깊은 향이나는 글과 사진을 보았다. 단어의 선택에서 조차 나이가 묻어나오는 이 책은 67세 할머니의 91세 노모에대한 기록.

엄마가 마치 져가는 햇빛같아서. 엄마, 사라지지마. 

곡선과 곡선의 사이에는 많은 이야기가 서려있다 했다. 산골짜기에는 호랑이와 도깨비의 이야기가, 집이 많은 골목에는 뛰노는 아이의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사람은 지나온 세월의 곡선을 온 몸으로 맞는다. 도시는 빠르고 편한 삶을 위해 곡선을 직선으로 바꾸는 길을 택하지만, 사람은 직선으로 돌아갈 수 없다. 깊고 깊어진 곡선은 이내 하늘에 닿는다. 사람은 환경을 만들고 그 만들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주고받는 행위를 계속한다. 그래서 그 사람의 옆에는 그 사람과 어울리는 풍경이 그려져있다. 그 사람의 풍경을 좇는 여정. 가슴아프고 매력적인 여행을 했다. 2년 간의 여정의 기록을 하나하나 훑었다. 글 하나하나가 사진 한장한장이 먹먹하여 아득해졌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새벽 세시 반이다.

'Blog > 매우 주관적인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애소설  (0) 2013.09.02
오네긴  (0) 2013.07.08
제목 없는 노트  (0) 2013.01.03
용문동 40-14의 노트(서울)  (0) 2013.01.02
노트  (0) 2012.12.31

제목 없는 노트

5년 전인가 기타를 사면서 같이 받았던 싸구려 기타 스텐드가 수명을 다한 뒤로 갈 곳 없는 기타 두 대는 짐이 없는 벽 쪽에 조심스레 세워져있다. 망가진 스텐드에 일렉기타를 엉성하게 세워놓았다가, 새벽에 자는 도중 강타당한 기억이 있어서다. 통기타 역시 책상에 비스듬히 세워놓았는데, 금방 째쟁-하고 현 여섯개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정신이 번뜩. 벌써 3일이다. 스파게티를 볶고 와인을 따라마신 후,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1일의 종이 울렸다. 새해부터 눈 펑펑 쏟아지던 날. 눈과 함께 흐려진 하늘은 한강 건너편의 건물들도 보이지 않게 내 눈을 가렸고 그저 날이 밝아가는 풍경만 멍하니 앉아 구경했다. 어설프게나마 천장을 가린 천막 아래 의자에서 연기 솟아나는 얼그레이티와 함께. 날이 '밝아옴'을 구경하고 느즈막히 근도리네 집에 들어와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네 시. 눈은 그칠 줄을 몰랐고 서울역으로 향하는 버스에 올라타 바로 앞에 있는 창문에 눈을 맞췄다. 눈 앞에서 눈들이 톡!하고 박혀  꼬물꼬물 사르르르 녹아내리는 풍경들. 유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는 따뜻한 곳에 있다. 얼른 전기장판으로 올라가 차가워진 몸을 다시 녹여야겠다. 꼬물꼬물. 사르르르.


2013. 1. 3

'Blog > 매우 주관적인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네긴  (0) 2013.07.08
엄마, 사라지지마  (0) 2013.06.17
용문동 40-14의 노트(서울)  (0) 2013.01.02
노트  (0) 2012.12.31
노트  (0) 2012.12.26

용문동 40-14의 노트(서울)

새해부터 눈 펑펑 쏟아지는 날

버스에 올라타 바로 앞에 있는 창문에 눈을 맞췄다

눈 앞에서 눈들이 톡하고 박혀서

꼬물꼬물 사르르 녹아내린다

내 눈앞으로 날아올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 창문에 박혀


2013. 1. 2

'Blog > 매우 주관적인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사라지지마  (0) 2013.06.17
제목 없는 노트  (0) 2013.01.03
노트  (0) 2012.12.31
노트  (0) 2012.12.26
노트  (0) 2012.12.24

노트

어수선한 밤 어떻게 흘려보냈나요 머리아프고 복잡할 거에요 왜 자기를 버리고 다른 사랑을 찾아 떠나가 버렸는지 왜 내 사랑을 그만 받길 원한 건지 너무 밉고 괴로울 거에요 자신에겐 그녀가 전부 였으니까요 페이스북에 그런 글을 남겼다는 건 그녀가, 혹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알아봐주길 바랐기때문에 그런 글을 올린 건지도 모르겠어요

인연은 만나고 헤어짐의 반복이였어요 특히 지금 나이처럼 젊은 20대의 사랑은 더욱 그랬어요 사람의 만남이 익숙하지 않거나 익숙하지않은 만남에 찾아온 사랑이 너무 반가웠지요 하지만 그렇게 들쑥날쑥한 마음에 찾아온 사랑은 서로에게 모난 마음이나 복잡한 마음에 얽히고 설켜버려서 오래이어가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하지만 그 아픔을 참고 견디면 더 큰 사랑을 느끼고 보듬고 나누어줄 수 있는 사람이 돼요 

사실 이런 이야기를하는 이유는 저도 그랬었기때문이였어요 5년 전의 저는 기댈곳이 없었어요 심한 가정불화에 사춘기까지 겪어버린 마음에 기댈 사람은 사랑하는 그 남자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천일 넘게 사랑해온 남자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었어요 사랑하고 기댈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었으니까요 울고불고 죽겠다고 매달린 저는 어쩌다 다시 사귀게 됐어요 그 사람이 지친 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이미 지쳐버린 마음은 갈 곳이 없어요.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기 정말 힘들어요. 죽겠다 뭐다한 제 매달림은 그 사람의 발목을 잡는 일 그 이상이 아니었거든요. 지쳐버린 상대방과 이건 사랑이 아니라고 제풀에 지쳐버린 저는 결국 한 달이 채 안돼 제가 먼저 이별을 말했어요

사실 새벽에 잠도 못자고 제 자신도 뭐라고 글을 쓰는지 정신이 왔다 갔다 하지만 요. 지금 하는 행동은 난 깨끗하게 널 잊는다고 했지만 잊지못해 넌 나에게로 반드시 돌아와야해라는 행동밖에 되지 못해요 오히려 그녀의 목을 죄고 그녀에게 기억하기 싫은 괴로운 사람이 될 거에요 좋은 추억마저 잔인하게 변해버릴거에요

화가났을때나, 슬펐을때나, 사람이 마음 급할 때 했던 행동은 후회를 불러와요.

지금이 그래요. 지금 정말 죽고 싶어 괴롭고 슬퍼도 어쩔 수 없어요. 잔인하지만 마음 꼭꼭 눌러담고 아무렇지않은듯 예전처럼 살아보려고해요. 내가 그녀하고 헤어졌어도 세상은 아무렇지않게 돌아간다는 걸 슬퍼도 두눈으로 확인하며 그렇게 시간의 기다림을 기다려요. 여린 마음이 동현 씨 말처럼 단단한 열매가 되는 과정은 너무 아프고 힘겹지만, 나중에 누군갈 더 안아주고 사랑하게될수있는 큰 나무가 될거에요. 사람처럼 마음도 자랄때는 많이 아파하기도해요. 마음은 더더욱요. 그아픔을 견뎌내는게 성장의 일부고, 그 일부가 지금 찾아온거에요. 마음의 성장통을 이별의 아픔을 힘들지만 참아내봐요. 시간이 지나다보면 잘 살아가고 있는 자신이 보일거에요. 그때 그녀를 생각하면, 다른 마음을 느끼게 돼요. 웃으며 사랑했었던 사람이라고요.


2012. 12. 31

'Blog > 매우 주관적인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목 없는 노트  (0) 2013.01.03
용문동 40-14의 노트(서울)  (0) 2013.01.02
노트  (0) 2012.12.26
노트  (0) 2012.12.24
제목 없는 노트  (0) 2012.12.22

노트

길의 뒷편에는 63빌딩의 끄트머리가, 길의 앞편 언덕을 넘으며 보이는 곳에는 남산타워가. 높은 곳에서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으면 내가 크다 못해 거대한 장소에 덩그러니 남겨진 듯한 느낌이 든다. 처음 서울이란 땅을 밟을 적에 느꼈던 도시의 느낌. 높고 높은 빌딩 숲들이 만들어낸 도시의 느낌이 나를 안으려는 듯하다. 면허를 따면 강변북로의 서쪽부터 맨 끝 동쪽까지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고 말을 했을 때가 떠올랐다. 오른쪽에는 끝이 없이 펼쳐질 것 같은 한강과 반짝거리는 수많은 다리들. 왼쪽에는 빽빽한 아파트 숲을 지나 그 뒤에 가리워진 더 빽빽한 산 위 자그마한 동네들. 옆엔 반짝거리는 남산타워. 다들 살고 싶어한다는 비싼 아파트 뒤에 가린 다닥다닥 조그맣게 둘러있는 집들이 보이는 상황이 참 오묘했다. 가리고 싶지만, 가릴 수 없는 삶과 무슨 일 있었냐는 듯 조용히 흐르는 한강. 서울의 앞과 뒤를 다 보여주는 것 같은 풍경이 흘러 넘치는 곳이다. 이 동네도 비슷해보였다. 서울이라는 도시의 상징이 다 보이는 거리. 그리고 그 앞에 펼쳐진 시장과 붙어있는 주택들. 그 사이에 솟아있는 아파트. 거기서 조금만 더 가면 바로 용산역이다. 약 3년 전 그 삶의 치열함이 흐르고 흘렀던 그 곳이 있다.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눈 깜짝할 새에 사라져버린 그 곳은 또 다른 삶의 터전이 아닌, 황량한 유료 주차장이 된 채 방치되어 있다. 그렇게 급하게, 사람들을 쫓아내야 했을까. 비를 맞으며 삶의 조각들이 깨져버린 3년 전의 기억이 지금도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한강은 여전히 고요히 흐르고, 도시는 숨이 가쁠 정도로 발 빠르다. 


2012. 12. 26

'Blog > 매우 주관적인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용문동 40-14의 노트(서울)  (0) 2013.01.02
노트  (0) 2012.12.31
노트  (0) 2012.12.24
제목 없는 노트  (0) 2012.12.22
노트  (0) 2012.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