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ject

새벽

어렸을적 새벽은 길었다 빨리 집에 가자고 심심하자고 보채던 아이는 부모님이 집에 들어갈 새벽을 기다리다 손님들을 피해 가게 구석에 있던 누린내가 나는 쇼파에 쪼그려 잠이 들었다 아이가 기다리던 새벽이 되면 부모님은 늦은 장사를 마무리하고 자는 아이를 깨우지 못한 채 품에 안고 가게의 문을 닿았다 그런 부모님에게선 항상 흠뻑 적셔진 기름 냄새가 났다 마지막 열차를 놓친 오늘 새벽 부모님은 나를 데리러 서울 까지 차를 타고 오셨다 꾸벅꾸벅 조는 어머니를 바라보다 함께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2012.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