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주관적인 글쓰기 : 3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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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제목 없는 노트

소중한 사람이 힘든 일들을 나에게 털어 놓으면, 난 뾰족한 바늘을 입에 물고서 상대방을 콕콕콕 찌른다. 너무 속상해서. 상대방은 아파서 나에게 늘어 놓은 걸 텐데 난 되려 더 아픈 곳을 찔러 버린다. 다행인건 그 가시같은 말들을 다 맞고서도 나에게 '고마워요'라고 답해 준다는 거. 감사합니다. 고맙다고 말해줘서. 저는 아직도 말을 한 뒤에 후회를 하는 일이 잦아요. 아직 크려면 멀었나봐요. 그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아픈 이야길 털어 놓는 게, 너무 가슴 아파서 그랬어요. 나중에 내가 힘든 일을 털어 놓을 일이 생기면, 나에게도 바늘로 콕콕 쪼아주세요. 사람들과 헤어지는 지하철 안에서 인사를 하며 '나중에 저도 도와주세요.'하고 내려 버렸다.


2012.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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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옛 사랑은 꿈 같다

노래의 가사처럼 먼지가 되어 사라진 것 같다

기억들이 꿈이 아니었음을 알게 됐을 때는 미처 버리지 못한 물건들이 아직도 내 서랍장에 있을 때다

입을 벌리며 빨간 빛을 내뿜던 사자 열쇠고리는 지금도 빛이 켜졌다 꺼졌다 한다

천일이 조금 넘었던 시간의 기억이 빠른 속도로 지워지는 게 슬펐다

그때의 가장 강렬했었던 기억들이 빛을 잃어 간다는 게 슬펐다

그 당시의 우린 이렇게 계속 가다가 결혼하는 거 아니야? 하며 웃었고 우스갯소리로 너 대학 졸업하면 바로 결혼하자고도 이야기 했었다


시간이 참 좋은 건

좋았던 기억이든 나빴던 기억이든

그냥 추억이란 이름으로 포장할 수 있다는 거다

우린 정말 구질구질하게 이별을 맞았다

이별통보는 내가 했고 이별과 동시에 모든 연락 수단은 그가 먼저 끊었다

동호회에서 만난 사이라 함께 아는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그 사람의 안부를 나에게 물었다


난 모른다

그때는 가장 소중했던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지금처럼 굳이 떠오르려하지 않으면 생각도 나지 않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젠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렴풋이 기억나는 건 

높았던 코와 군대에 갔었기 때문에 짧았던 머리와 볼에 흉터가 있었던 것 같다

뿔테가 꽤 잘 어울렸고 폐가 좋지 않아서 숨을 쉴 때면 숨소리가 일정하지 않았다

옆에 기대면 그 숨소리가 들리고는 했다

그저 다 추억이 됐다

눈을 감으면 필름을 말듯 휘리릭 지나가는 연기같은 기억이 됐다


나도 모르게 지금 사랑하고 싶은 사람을 그 사람과 엮는다

단지 나이가 동갑이고 비슷한 느낌을 풍겨서일까

일분에 수십번씩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나도 모르게 자꾸 엮으려고 한다

좋은 기억은 그저 포장에 불과한데 말이다

시간이 참 무섭다


마음을 어떻게든 전해보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다

할 자신도 없다

근데 그렇다고 내가 마음을 내려둘리도 없다

또 지난 일년처럼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을 것 같다

지난 기억들이 너무 오래되어서 너무 흩뿌려져서 어떻게 사람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감정은 차오를수록 난 무감각해진다


2012.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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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신해리 139-0)

여행 떠나기. 어렸을때 구독하던 잡지에 실린 기사를 보며 꿈이 생겼었다. 기사 내용은 외국의 한 부모와 아이가 세계 여행을 다닌 거. 자신들의 자전거 뒤에 아이의 유모차 비슷한 탈 것을 연결한채 그렇게 세 가족은 세계 여기저길 다녔다. 아이가 네 다섯살쯤 될 무렵부터 열살이 될때까지. 한국에도 왔었다고 했다. 이 꿈이 쉽지 않다는 걸 며칠이 되지 않아 알아차렸지만 꿈은 꿈. 사진이란 취미를 가지면서 꿈은 더 커져만간다. 작년에 인터뷰했던 신발끈여행사의 사장님은 사랑하는 사람과 꼭 여행을 가보라고했다. 다투면 서로 다른 방향을 여행하다가 만나라고했다. 그렇게 반갑고 사랑스럽지않을수 없단다. 낯설지않은 낯설음과 반갑게 인사하고싶다. 방향이 어디든 계속 흐르고 싶다. 잠깐 떠났다 돌아온 서울이 나에게 안겨주는 허함. 


201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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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용동 34-6의 노트(창원시)

막걸리 반 잔이 머리를 휘감았다 비 온 뒤의 안개는 주황 빛 불의 가로등을 감싸고 심야 버스의 뿌연 창문을 비비고 또 비비고 술 기운으로 뒤덮인 눈도 비비고 보고 싶은 사람과 비벼보고 싶고 내가 서울을 가는 건지 서울이 오는 건지 노래 가사를 어설픈 왼손으로 뿌연 창문에 썼다가 지웠다가.


2012. 1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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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동 6-0의 노트(서울)

동작대교를 지나며. 반짝이는 건물이 반사된 한강과 그 옆에 무수히 보이는 도로 위 차들의 행렬. 바쁜 차들 위 전철 안의 나. 내가 도시<서울> 안에 있구나- 하는 섞이기 힘든 느낌의 소속감이 날 지배한다. 그런 느낌 와중에도 조용히 흐르기만하는 한강은 언제나 편안하다. 다리를 건너는 짧은 3분이 소중한 순간.


2012. 12.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