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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동 72-0의 노트(의왕시)

전철에 앉았을 때 옆 좌석의 사람과 내 팔이 가볍게 닿는 만큼이라도 너와 스치고 싶다. 사람으로 가득 찬 아침 지하철 옆 사람과 어쩔 수 없이 부딪치는 것 만큼이라도 너와 가까이 있고 싶다. 마음이 낙엽 같다. 떨어진 낙엽은 땅과 못 섞이고 콘크리트 위에서 뒹굴다 색을 잃을 거다. 몇 달 전에 아는 언니에게 "곡을 쓸 때 나의 감정들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라는 쓸데 없는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지금의 마음으로는 "도움이 안돼"라고 대답할거다. 마음이 뒹굴기만해서 혼란스럽다.


2012.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