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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어쩌다보니 서울에 관련된 책만 네 권을 샀다. 한 권은 신나게 지하철 타며 읽고, 다른 두 권은 집에서 음악 틀어 놓고 전기장판 위에서 뒹굴거리며 읽었고, 다른 한 권은 지금 내 무릎 위에 있다. 집이 '잠만 자는 베드타운 신세'가 된지 거의 십 년이 다 되어가는만큼 서울이 내 일상에 젖어간다는 뜻일까. 매일 지나가서 익숙할만한 것들을 새롭게 느껴보는 것. 그 역할은 지나온 세월들과 기억들이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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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의 쉬는 크리스마스다. 작년에도 일했고 제작년에도 일했다. 설날도 당일 하루만 빼고 다 일했다. 어쩌다보니 쉬게 된 크리스마스. 단순한 휴일이 아니라는 분위기 때문인지 더 사람에 매달리게 된다. 만날 사람이 없다는 건 변함이 없는데. 특별한 장소가 아니어도 좋다. 그저 의자와 테이블이 있는 곳에 초 하나를 켠 케익 한 조각이 있었으면 좋겠다. '올 한 해도 수고 했어'라는 말 한마디를 나눌 사람과 함께. 돈도 물건도 아닌, 감정을 나눌 사람과의 <안정>이라는 선물이 가장 간절하다. 


2012.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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